2020. 11. 8. 15:53ㆍ카테고리 없음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있고
미디어를 통해서 전해지는 각종 범죄 뉴스와
좋아하던 방송인의 갑작스런 부고로 내가 내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달 전,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둔 류시화님의 <마음챙김의 시>를 수령하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불꽃같은 삶의 희망이 피어 오르는 건 아니지만,
나만 좌절하며 사는 건 아니구나, 시공을 초월한 곳곳에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나보고 먼저 경험하고 나를 위해 위로의 글을 남겨놓았구나 싶어 기분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신이 쉼표를 찍은 곳에서는 쉬어가자는 생각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아닌 것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쳐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리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 에린 핸슨 -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오늘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내일이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궂은 날과 잃어버린 가방과 엉킨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이 3가지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당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하든
그들이 당신 삶에서 떠나갔을 때
그들을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삶은 때로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양쪽 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 다시 던져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갖고 무엇인가를 결정 할 때
대게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날마다 손을 뻗어 누군가와 접촉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따뜻한 포옹,
혹은 그저 다정히 등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아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여전히 배워야 할게 많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 당신이 한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결코 잊지 않는다는 것을.
- 마야 안젤루 -
저처럼 누군가에게 이 책이 작은 위안과 치유가 되길 바랍니다.
#류시화#마음챙김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