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0. 23:06ㆍ영화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는 빌리 엘리어트를 얼마 전에서야 봤습니다.

줄거리
몇해 전 어머니를 잃은 뒤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 아버지, 형과 살고 있는 11살 소년 빌리. 아버지와 형은 광부이지만 파업 중이고, 자신은 권투도장에 다니지만 소질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발레 강습소가 권투도장을 빌려 발레 강습을 하는 것을 본 빌리는 흥미를 느끼고 거기에 참가하게 된다. 빌리의 재능을 눈여겨본 발레강사 윌킨슨 부인은 그에게 개인교습을 시작한다. 윌킨슨 부인은 빌리를 런던의 로열 발레스쿨에 입학시키려 하고 오디션을 준비하는데, 오디션 당일 노조 지도부인 형 토니가 경찰에 체포된다. 윌킨슨 부인은 빌리의 가족들을 설득하려고 하지만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한다.
발레수업은 포기했지만 춤을 포기할 수 없었던 빌리는 크리스마스 밤 권투도장에서 친구 마이클에게 발레를 가르쳐주다 아버지에게 들키고 만다. 그 순간 빌리는 아버지 앞에서 느닷없이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빌리의 재능을 알게 된다. 빌리를 런던의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버지는 파업까지 그만두려 하지만 토니의 만류로 돈을 융통해보기로 하고, 이제 온 가족이 빌리를 지원하게 된다.
아버지와 함께 로열발레스쿨의 면접시험을 보러 간 빌리는 극도로 긴장하지만 “춤을 출 때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다”는 말이 심사위원들을 움직여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기쁨에 들뜬 아버지는 합격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조사무실로 달려가지만 파업이 와해되었다는 비보만 되돌아온다. 그리하여 빌리는 런던으로 떠나고 아버지와 토니는 탄광에 투입된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토니는 빌리가 주연을 맡은 〈백조의 호수〉 공연을 보러 오고, 그들이 감격스럽게 지켜보는 가운데 빌리는 무대에서 화려한 도약을 선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세계영화작품사전 : 청춘과 성장에 관한 영화, 조민준, 김혜리)
2000년 약 500백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가족 영화이며, 책과 뮤지컬로도 큰 성공을 거둔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84년 영국의 탄광노조 파업입니다. 한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던 1979년 영국의 수상에 오른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는 시장경제에 대해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신자유주의를 수용했습니다. 국유화된 산업 중 가장 막대한 적자가 발생한 산업은 석탄 부문이었습니다. 석탄 산업은 점차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노조로 인해 경영합리화가 제대로 조치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처 정부는 경제성이 떨어진 탄광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노조 파업에 대한 대비로 석탄을 비축해 둡니다. 전면 파업을 시작한 광부 노동조합은 복지 혜택을 끊는 등 대처 정부의 강경진압과 1년이 넘어가는 파업에 생활고를 버티지 못한 광부들이 생기는 등 파업이 와해되기 시작하며 결국 광부 파업은 실패로 끝납니다. <빌리 엘리어트> 영화에서도 빌리의 아버지는 빌리의 학비를 대기 위해 파업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동료 광부들에게 배신자라며 질타를 받게 되고, 아버지로서의 자신과 노조원으로서의 자신 사이에서 갈등하며 울부짖는데 참 가슴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주인공인 빌리의 연기가 영화 본 후에도 마음에 많이 남아, Jamie Bell로도 알려져 있는 배우 Andrew James Matfin Bell 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이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징턴 탄광 마을에서 1986년 태어났습니다. <빌리 엘리어트>를 촬영할 당시 13살이었는데 극 중 빌리는 11살입니다. 홀어머니의 손에 자란 제이미 벨은 누나를 따라 6살 때부터 춤을 배웠는데, 할머니, 이모, 어머니가 모두 댄서 출신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봐 토슈즈를 바지 속에 숨기고 발레를 배우러 다녔다고 합니다.
1999년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지만, 학교로 돌아간 후 발레리노 역에 대한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힘든 시기를 보냅니다. 이후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반가운 영화, 봉준호 감독의 <설국 열차>에서 꼬리칸의 반항아 '애드가'역을 했습니다. 어릴 때 얼굴이 많이 남아 있네요.

보면서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감동적인 첫번째 장면은 아버지 앞에서 춤을 추던 빌리의 모습입니다. 깊은 밤, 권투도장에서 친구(마이클)에게 발레를 가르쳐주다 우연히 아버지에게 들킨 빌리는 자신이 발레를 배우는 것을 반대하는 아버지에게 온몸으로 자신의 열정과 생각을 표현하는데, 빌리의 진심이 저한테까지 전해오는 듯했습니다.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정말 새가 되어 날아가버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들의 이 모습을 보고 결국 아버지는 빌리의 길을 응원하기로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영화에서 빌리가 춤을 추는 장면들에서는 모든 걸 잊고 순수한 열정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느낌을 받는데, 이런 빌리의 모습은 빌리가 왕립 발레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면접에서의 답변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면접관 : 네가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니?
빌리 : 모르겠어요..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게 되고... 사라져 버려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은 느낌이에요. 그 안에서 새처럼 날아올라요. 맞아요. 전기처럼요.
그리고 제 마음에 남는 두번째 감동적인 장면은 성인이 된 빌리가 <백조의 호수>에서 한 마리의 백조로 공중을 날아오르는 엔딩 부분입니다.

성인이 된 빌리는 배우 겸 무용가인 애덤 쿠퍼(Adam Cooper)가 맡았습니다.
빌리를 보며,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로지 열정과 믿음만으로 몰입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몰입으로 준비된 재능이 언젠가 기회를 만나면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겠지요. 영화 속 성인 빌리와 현실의 제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들을 계속 이루며 가기를 같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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