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해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해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2020. 8. 10. 21:25영화

 

전 별과 우주에 관심이 무척 많아서 우주와 관련한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오늘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2019년 개봉>를 방구석 영화관에서 시청했습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제가 브래드 피트의 연기를 처음 본 영화는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1992년)>에서였는데 거의 20년 전 브래드 피트의 미소년 같은 모습과 마음이 편해지는 자연 속에서 플라이 낚시를 하는 주인공을 찍은 영화 포스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포스터입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포스터

 

다시 <애드 아스트라> 얘기로 돌아가서, 이 영화는 영어 원 제목을 한국어 타이틀로도 쓰고 있어서 무슨 의미인지 한번 찾아봤습니다. <Ad Astra> 여기서 ad는 라틴어로 "~을 향하여"라는 전치사이며, astra는 '별"이라는 뜻의 단어로 "별을 향하여"라는 의미입니다.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줄거리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영웅이라 믿으며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로이’는 이상 현상(써지)으로 우주 안테나에서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인류를 위협할 전류 급증 현상인 이 ‘써지’ 사태가 자신의 아버지가 벌인 위험한 실험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를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로이’는 우주로 향하게 된다.

- Daum 영화 줄거리-

 

 

인간이 우주와 관련하여 이룰 수 있는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데, 살짝 웃음이 나왔던 부분은 주인공 로이가 달에 착륙했을 때 선물 가게와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공항과 같은 터미널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우주여행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지구와 흡사한 모습, 인간이 달을 탐사하여 이루어낸 것들이 결국은 또 다른 지구를 만든 것입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중에서

 

세간의 사람들에게는 영웅이라고 불리지만, 아내와 자식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직 자신의 임무만이 삶의 전부가 된 아버지를 둔 주인공 로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심박수 80을 넘지 않는 침착함이 돋보이는 우주 비행사입니다. 말이 좋아 침착하다지만, 기계도 아닌 인간인데 본인이 죽다 살아난 상황에서도 전혀 심장이 요동치지 않는다는 건 내면 어느 부분이 결핍되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그 결핍의 원인이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것인가 하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로이의 어린 시절, 아버지와 로이와의 스토리가 세세하게 나오지 않지만 단순히 아버지가 30년간 부재했다는 이유가 로이의 평범하지 않은 성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로이가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를 만나 나누는 대화들에서 로이가 아버지로부터 받았을 상처들을 상상할 뿐입니다. 아버지는 30년 만에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하나도 기뻐 보이지 않습니다. 로이만큼 제가 다 서운하고 슬픈 마음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로이의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 캐릭터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만 100프로 잘못이 있다고 할 수는 없죠. 사랑도 받아봐야 할 줄 아는 것이고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관심도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중에서

 

똑똑하고 선구자이며 영웅이지만 결국 본인의 집착으로 스스로 괴물이 된 아버지를 달래는 가여운 아들 로이. 아버지의 잘못으로 아들이 고통받은 셈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지구 외의 행성에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인간이 찾고자 하는 인간 이외의 지적 생명체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얘기합니다. 인류가 지적 생명체의 전부라는 것입니다. 원대한 목표나 야망보다 나와 나의 가까운 사람들,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가진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가끔 없는 것을 갈망하고 눈앞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합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중에서

 

<애드 아스트라>는 눈동자의 흔들림, 눈 주변 근육의 미세한 떨림과 표정까지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심리묘사를 온전히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과 주연 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까지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도 결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제 나름, 브래드 피트를 재발견한 영화였습니다.

개봉 후 영화 장면들의 과학적 고증 오류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는데 감독은 특별하지 않은 영화의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왜 배경을 우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이로운 우주를 상대로 보이지 않고 이룰 수 없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보다 결국 인간에게 소중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현재의 나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일상이라는 것을 대비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우주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